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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정의 아카이브(Archives)/도서 창고

토지정의 1월의 추천도서 - 사당동 더하기 25

토지정의시민연대 홈페이지에 있는 넝마공동체 인권유린 강남구청 항의방문글을 보고 강남의 아파트에 사는 한 중학생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대치동 영동5교 아래 있던 넝마공동체의 컨테이너 박스와 사람들은 다리 밑을 지나다니는 여학생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것입니다

 

강남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중학생의 댓글을 읽으면서 그 학생에게사당동 더하기 25라는 책을 선물해 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동국대 사회학과 조은 교수가 1980년대 후반 사당동 철거지역 주민들의 인터뷰와 그 중 한 가정을 25년간 추적한 현장조사 보고서입니다. 정금선 할머니와 아들, 그리고 세 명의 손주로 구성된 가족의 25년간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포장하지 않은 가난의 민낯을 보게 됩니다. 그들이 왜 가난할 수 밖에 없는지, 왜 가난이 대물림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강남의 그 중학생이 이 책을 읽는다면 가난에 대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낯설음과 두려움이 조금은 완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 학생이 넝마공동체의 컨테이너 박스와 사람들에게 근거없는 두려움을 가지는 이유는 자신과 다른 계층의 사람들과 제대로 된 교류를 나눠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봅니다. 낯설기 때문에 두렵고 겁이 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흉악범죄들의 뉴스도 낯설음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증폭시켰을테구요.

 

하지만 컨테이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면 그런 생각들은 선입견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넝마공동체 설립자이셨던 윤팔병 선생님은 사회가 받아주지 않는 출소자, 노숙인들을 공동체 구성원으로 맞아주면서 가난하다고 남에게 손벌리지 않도록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일할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가난하고 아무런 기술이 없는 사람들, 정부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일하면서 먹고 살기 위해 강남에서 나오는 재활용품들을 모아 팔면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 중학생이 넝마공동체 구성원들을 한번이라도 만나보았더라면 조금이나마 생각이 달라졌을텐데 이미 우리 사회는 너무도 견고하게 만남의 장벽이 가로막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견고한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요?

 

용기있게 낯선 곳을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낯설음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다면 사당동 더하기 25와 같은 책을 통해 그 사람들의 삶,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책읽기가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책을 사시면 함께 들어있는 다큐멘터리 CD를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은 낯설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사당동 더하기 25, 학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참된 연구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소설가의 경력이 있는 조은 교수의 필력은 대중들에게도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가난'이라는 주제에 너무 눌리지 마시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는 마음으로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토지정의가 추천하는 1월의 책! 사당동 더하기 25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언어에 귀 기울이자! 

가난에 대한 스물다섯 해의 기록『사당동 더하기 25』. 이 책은 올해 동국대학교에서 교수직 정년을 맞은 사회학자 조은이 1986년에 사당동에서 처음 만난 한 가난한 가족을 25년 동안 따라다닌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분단, 재개발이란 자본주의적 공간의 재편, IMF로 인한 실직, 금융자본주의는 가진 것이라고는 ‘맨몸’뿐인 4세대에 걸친 금순 할머니의 가족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 구조를 들여다보고, 저자는 ‘빈곤 문화’란 없으면 빈곤이 있을 뿐이고 ‘가난의 구조적 조건’이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한국 근대화, 신자유주의 세계화 과정에서 재생산고 있는 도시빈민 가족에 대해 조명하고, 한국 사회의 가난을 들여다보는 사회학자의 입장, 연구 과정의 변화, 연구자와 연구 대상 간의 관계와 움직임 등을 살펴본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85635936

 

 

목차

 

01 두 세상을 오가다 
밑으로부터 사회학 하기_13 
한 가족 들여다보기_22 

02 가난 두껍게 읽기 
질적 연구 방법의 실험장_35 
사당동 철거 재개발 현장_41 
부동산 중개소에서 연구 현장을 찾다_41 · 방 얻고 현장에 들어가기_44 · 지역의 특성과 지역 주민의 구성_53 · 나는 위험한 현장에는 부재했다_57 
임대 아파트 단지로 가다_65 
방법론적 딜레마_73 
연구자의 이율배반성_73 · 참여관찰을 참여관찰하다_76 · ‘개입’과 ‘객관적 관찰’의 경계_79 · 연구 현장의 젠더와 계급성_82 
영상으로 사회학적 글쓰기_90 
익명성을 배반하다_90 · 재현이라는 숙제_93 

03 산동네 달동네 별동네 
1980년대 사당동 풍경: 현장 일지에서 꺼내 온 이들의 삶_107 
‘사당동’이라는 동네의 형성_107 · 주거의 조건과 거주의 공간_114 · 주민들의 삶: 생계와 일상_121 · 아이들, 남편들, 아버지들_131 · 동네의 철거_140 
사당동 사람들: 인생의 조건_149 
해방촌 손녀: “맨날 똑같아요”_149 · 건설 십장-파출부 부부: 끝내 이혼_155 · 시계 노점상 아줌마집: “아이들이 딱 정상에 올라서면”_160 · 묵장사 아줌마집: 여성 가구주와 딸들_163 · 일용 잡부-과자 리어카상: “싸움도 가난 때문”_165 · 미장원집: “아들 유학 보냈어요”_170 

04 세상의 가난, 가난의 세상 
할머니 가족: 삶을 이야기하다_179 
금선 할머니: “밤낮 지지고 볶고”_179 · 수일 아저씨: “여자 없어서…”_189 · 영주: “꿈은 많았어요”_199 · 은주: “산 입에 거미줄 치겠어요?”_207 · 덕주: “돌고 돌고 또 돌고”_218 
할머니 가족에 들어온 사람들_231 
은주 씨 남편: “집이 제일 무섭죠”_231 · 연변에서 온 아저씨 부인: “다 그런 거지 뭐”_234 · 필리핀에서 온 영주 씨 부인: “괜찮아요”_237 
“바람을 그리다”: 가난의 앞날_244 
은주 씨네 : “댄스가수 해서…”_244 · 영주 씨네: 아들 꿈은 영어 선생_259 

05 가난이 낳은 가난 
‘맨몸’으로 산다는 것_271 
일수·외상·계에서 카드깡·대포차·‘러시앤캐시’로_273 · 교회와 생명 보험과 로또 복권에 기대기_277 
가난의 자존심_279 
제품업체 사장: “IMF 때 다 들어먹었어요”_280 · 임대 아파트 옆 동에서 만난 사당동 이웃_284 
가난의 두께: 성·사랑·결혼·가족_287 
이들에게 가족_287 · 그들의 연애 각본_293 
‘빈곤 문화’의 조건_303 

책을 끝내며_315 
참고문헌_324 
찾아보기_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