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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정의 활동/토지정의 활동소식

카페 12pm 협상 타결 및 상가임차인 관련 향후 토지정의 계획

3월 12일 오늘 오후2시 카페 12pm 사장님과 건물주 대리인이 만나 협상문에 사인을 하였습니다. 카페 12pm의 투쟁이 소정의 결실을 거둔 것이지요. 감사한 일입니다. 

카페 12pm의 투쟁이 일단락되었으니 그간 토지정의시민연대와 카페 12pm의 만남과 향후 계획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카페 12pm은 토지정의시민연대 이태경 사무처장님이 자주 가던 단골 카페였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해 11월 경 카페 사장님으로부터 건물신축으로 카페가 쫓겨날 상황에 처해있다는 얘기를 듣고서 함께 편지, 1인시위, 언론기고 등 이런 저런 대책들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카페 사장님이 @희년함께 공동대표이신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님과 친분이 있어 김경호 목사님께서 홍대 두리반 유채림 작가님을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홍대 두리반은 철거농성에 있어 새로운 방식의 도입과 입지전적 성과를 남긴 농성투쟁의 레전드입니다^^『매력만점 철거농성장』 참조(http://landjustice.or.kr/131

편지, 일인시위, 언론 기고 등 건물주 측에 대해 사적으로, 공개적으로 호소를 해보았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1월 경 명도소송에서 카페 사장님이 패소하였습니다. 건물주 측은 2월 27일 법원 집행관을 보내어 철거를 하려고 했지만 홍대 두리반에서 연대하였던 마포구의 시민단체들과 청년들 30여명이 모여 다시 한번 카페 12pm의 철거를 막아 내었습니다.

한차례 철거시도가 실패로 끝나면서 카페 12pm에 연대한 시민단체들과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건물주 측도 알게 되었겠지요. 농성이 장기화되어 건물신축공사가 지연되는 것도 부담스러웠을 테고 언론에서 카페 12pm의 사례가 자꾸 오르내리는 것도 부담스러웠을테구요. 

결국 3월 7일 건물주 측과 협상이 이루어졌고 3월 12일 오늘 협상문에 사인을 하고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 3월 15일 금요일 저녁 7시에 카페 12pm에서 축하잔치를 엽니다.

‘나름대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한 푼도 보상받을 수 없던 처지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해피엔딩’이지만 인테리어비용, 권리금 총비용이었던 1억3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해피엔딩입니다. 

카페 12pm 상황은 일단락되었지만 토지정의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카페 12pm의 싸움에 함께 하면서 상가임차인의 문제가 복잡다단하며 그 핵심에는 상가권리금의 문제가 있습니다.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수천, 수억에 달하는 권리금은 일종의 폭탄돌리기입니다. 권리금이라는 폭탄이 상가임차인들 사이에서 돌고 돌다 재개발, 리모델링이라는 발화점을 만나면 권리금이라는 폭탄을 안고 있던 상가임차인은 생존의 기반이 무너지는 참상을 당하고 맙니다. 

이러한 폭탄돌리기를 막으려면 권리금의 양성화,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부분은 서승환 장관과 제 입장이 동일합니다^^; (http://economy.hankooki.com/lpage/opinion/201201/e2012012917461796930.htm)

다행히 적절한 시점에 한국도시연구소 네트워크지원사업에 토지정의시민연대에서 제안한 상가권리금 연구가 당선이 되어 앞으로 권리금 관련 전문가들을 모시고 해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물론 만만치는 않겠지만 토지정의에 기반한 권리금 해법을 어떻게든 찾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준비하고 있는 것은 ‘골목사장 생존 컨설팅’입니다. 매년 60만개의 자영업이 생기고 58만개가 문을 닫는 현실은 자영업을 시작하는 골목사장님들 앞에 무수한 난관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자영업을 시작하는 골목사장님들은 생각보다 준비를 꼼꼼하게 하지 못합니다. 경험이 부족하고 관련 지식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관련 책을 사서 열심히 공부한 후 창업을 하는 골목사장님들은 매우 드물고요. 

창업을 하기 전에 먼저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고 입지선정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하고, 상가임차인의 권리가 무엇이 있는지, 권리금을 잃어버릴 가능성 등 다양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검토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영업 현장에 나가보면서 이러한 부분들을 정리해서 알려주는 아카데미 및 컨설팅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상가임차인 문제와 관련해서 토지정의는 향후 이렇게 두 가지, 권리금 양성화 방안과 골목사장 생존 컨설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어쨌든 11월부터 시작한 카페 12pm 대책의 1막은 어느 정도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고 더 큰 2막을 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카페 12pm에 관심을 가져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토지정의 정책팀장 이성영